지난주 폭우 때 산림청 산사태 예보 권고를 듣지 않은 상태에서 산사태 피해를 당한 지자체가 서초구 말고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폭우 때 드러난 서초구의 잘못은 한마디로 재해 불감증이다.
산림청의 산사태 경보 발령 권고를 5년간 무시했을 정도로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데다 지난해 비슷한 사고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별다른 개선 작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비단 서초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9일 사이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402건.
경기, 서울, 강원, 부산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것들로 모두 48명이 숨지는 피해를 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서울 은평구와 부산 사하구, 남구 등은 관내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 산림청의 산사태 예보 권고를 받고도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서초구와는 달리 크고 작은 산사태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은평구의 경우 서초구의 경우처럼 산림청에 산사태 예측정보 수신인이 전임자들로 등재돼 있어 28일까지도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하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29일 새벽에야 부랴부랴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신규로 발령이 나서 문자를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변명 같지만 누가 서울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줄 알았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은평구의 경우 서초구처럼 관내에 수색동 봉산 도시자연공원 등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이 11곳이나 있어서 자칫 큰 화를 입을 뻔 했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작은 산사태만 발생했다.
부산 사하구와 남구는 관내에서 발생한 사고가 산사태라기 보다는 사면부 토사 유실에 가깝다며 별다른 사고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하구의 경우는 지난 2009년 7월 이번 우면산 산사태에 비견할 만한 대형 산사태 악몽을 경험한 적이 있는 뒤여서 이번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특히 이들 지자체는 산림청의 산사태 담당자 누락이나, 후임자에게 문자 미전달, 산사태 위험 지역 미파악 등 서초구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을 판박이처럼 안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폭우로 인한 산사태 사고를 특정구의 잘못으로 국한시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이번 사태를 서초구청 공무원들만의 잘 못으로 봐서는 곤란하다"며 "일선에서 재난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그 배경과 구조적 이유를 전반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농협, 서초구 수해지역서 물품·복구지원 (0) | 2011.08.08 |
---|---|
“베어달라 몇 번 서초구에 부탁했는데, 결국 그 나무가 아들 죽여 … ” (0) | 2011.08.06 |
서초구 `특별재난지역` 지정두고 주민간 '대립(?)' (0) | 2011.08.06 |
방배4동 신한은행 지하 집중폭우침수 -아름다운 사람들의봉사자소개 (0) | 2011.08.04 |
서울 폭우참사, 전-현직 시장 합작한 인재 (0) | 2011.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