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역뉴스

아이폰 베껴…도둑놈" 특허시비에 적개심

"아이폰 베껴…도둑놈" 특허시비에 적개심
몸에 칼 대는 것 싫어 췌장암 수술 9개월 미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췌장암 판정을 받고도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9개월 동안 거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24일 발간될 스티브 잡스 전기에는 그가 2003년 10월 췌장암 판정을 받아 이듬해 7월 수술을 받기까지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며 의사와 가족,친구들의 수술 권유를 계속 거부한 것으로 씌어 있다.

잡스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몸에 칼을 대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부인 로린은 남편이 몸을 열어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해 "인체는 정신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라고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잡스는 수술을 거부한 채 식이요법과 침술 등을 시도했다.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뒤에는 자신의 병에 대해 치밀하게 공부한 뒤 치료법까지 지시하는 등 전문가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잡스가 초기에 수술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사들은 "영리한 사람이 왜 그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발견 즉시 바로 수술을 받았다면 지금도 살아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잡스를 치료한 의사들은 최신 의술을 적용했다. 잡스 몸에서 암세포와 정상세포 DNA를 모두 채취하는 데만 10만달러(1억1500만원)가 들었다.

잡스는 지난봄 작별을 고하기 위해 친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을 팔로알토 집으로 초대했다. 동갑내기인 게이츠는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이다. 두 사람은 세 시간 동안 자녀들 얘기를 포함해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잡스는 구글이 2008년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놓았을 때 "완전 도둑놈"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잡스는 전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글이 아이폰을 베꼈다. 완전히 베꼈다. 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애플이 은행에 예치해둔 모든 돈을 이 문제를 바로잡는 데 쓸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박살낼 것이다. 그것은 훔친 제품이다. "

잡스는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한 대만 HTC를 애플이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에 관한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전기 작가에게 말했다. 특허소송에 관해 얘기할 때는 여느 때와 달리 작가 앞에서 몹시 화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특허소송 공세를 벌이고 있는 데는 잡스의 이 같은 적개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에 관한 뒷얘기도 눈에 띈다. 아이패드는 현재 태블릿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이지만 발매 직후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잡스는 소비자들로부터 항의에 가까운 이메일을 800통이나 받고 당황했고 실망했다. 아이패드를 론칭한 날 저녁,잡스는 전기 작가에게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잡스 전기에는 그가 애플의 미래를 맡긴 후임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 관해서도 언급돼 있다. 잡스는 쿡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할 때 사전에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았다. 일본 출장길에 오르는 쿡에게 "당신을 COO로 정했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전기에는 잡스의 개인생활,어린 시절,일하는 방식,가족과의 관계 등도 소개돼 있다. 잡스가 소장한 아이팟에 어떤 노래가 담겨 있는지도 씌어 있다. 포크 가수 밥 딜런의 앨범 15개,한때 여자친구였던 존 바이즈의 노래,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의 앨범 3개 등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