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산림청 공문 5년간 무시…산사태 재앙으로 이어져
이번 폭우 때 산림청의 산사태 예보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서초구청이 담당자 연락처를 업데이트해 달라는 산림청의 요청을 5년째 묵살해온 것으로 CBS 취재결과 드러났다.
산림청은 공문을 통해 연락처 교체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담당자 연락처 업데이트를 독려했지만 서초구청은 이 같은 노력을 모두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7일 산림청은, 우면산 산사태가 나기 직전 서초구청 산사태 담당자에게 모두 4차례에 걸쳐 우면산 산사태를 경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경고 메시지는 2006년 공원녹지과 공무원 등 전직 담당 공무원 4명에게 발송됐고 산사태 경고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주민 등 모두 18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관련기사 : 7월 28일 노컷뉴스 보도)
당시 서초구청은 담당자가 방법을 몰라 2006년부터 산림청에 연락처 업데이트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림청이 공문까지 보내며 담당자 연락처를 업데이트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서초구청이 이를 5년 넘게 이를 묵살해온 것으로 CBS취재 결과 드러났다.
산림청은 지난 5월 6일 서울시 등 지자체에 연락처 업데이트 방법이 상세하게 설명된 공문을 발송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광역자치단체 산사태 관련자들이 참석한 ‘관계기관회의’에서 연락처 업데이트 방법에 대한 강의까지 진행했다.
31일에는 구청과 군청 등 기초 자치단체 산사태 담당자들이 연락망을 교체하는 '모의훈련'을 가졌고, 이날 참석하지 않은 기초 자치단체 담당자들에 대해서는 6월 15일 추가 모의훈련에 참가하도록 독려했다.
산림청은 공문 발송과 광역자치단체 담당자에 대한 교육, 두 차례의 모의훈련까지 진행하며 비상연락망 업데이트를 요청했지만 서초구청은 이를 5년 동안 묵살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230여개 지자체 담당자 중 90%가 모의훈련을 통해서 산사태 담당자 연락처를 업데이트 했는데 서초구청은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담당자 연락처 수정은 포털사이트의 개인정보수정만큼 간단하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뒤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만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지난 5년간 산림청이 서초구청에 보낸 산사태 예보권고는 360차례에 달했지만 서초구청은 이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서초구청 산사태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가 5년간 한 번도 갱신되지 않은 걸 감안하면 지난해에도 산림청의 SMS가 엉뚱한 사람에게 전달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9월 21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산림청은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네 차례나 산사태 예측 정보를 제공했지만 산림청의 이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4시간 뒤인 오후 6시,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나무 3,000여 그루가 뽑힌 채 밀려 내려오면서 남부순환도로와 방배동 주택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번 산사태로 드러난 서초구의 총체적인 부실행정은 1년 전 상황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다.
더욱이 지난해 산사태를 경험하고도 연락처 갱신이나, 잘못 배달된 경고 메시지의 전달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서 서초구 공무원들의 총체적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제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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