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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가 우면산 산사태 발생 직전까지도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서초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27일 산사태 당일까지 담당자에게는 예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징후조차 파악하지 못해 어떠한 준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산사태를 맞았다.
우면산의 1%가량 구역이 산림청 산사태 위험 1등급으로, 나머지 여러 구역이 2~3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기상청은 26일 오후 서울을 비롯한 경기 북부 지방에 강한 돌풍과 함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우면산 산사태를 경험한 서초구는 산사태가 재발할 위험성이 있음을 감지하지도 못했고 긴급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
서초구 방재담당 간부는 "산사태 징후를 전혀 감지 못했다. 아무것도 몰랐다. 대책회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초구는 산림청이 보낸 경고 문자메시지(SMS)가 비(非)담당자에 전달된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도 "받은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한 사실이 확인됐다.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오전 퇴직자나 보직이 바뀐 직원에 메시지가 송신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으나 같은날 오후 홍보실은 산림청의 문자 발송 사실 보도에 대해 "문자를 못 받았다"고 공식 해명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 1일 오후 뒤늦게 메시지 수신자를 일일이 확인했는데 한 명은 퇴직자고 두 명은 휴대전화를 바꿔 메시지를 못 받았으며 한 명은 평소에 하도 문자가 많이 와서 내용은 못 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부서 과장은 뒤늦게 지난달 30일 오전 아침회의에서 직원에게 산림청 데이터베이스에 담당 직원 5명을 새로 등록하도록 지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한편 서초구 다른 관계자는 "문자는 강우량이 조금만 올라가도 관례적으로 오는 것이고 사정에 따라 확인 못할 때가 많다"며 "이렇게 심각한 일은 당직자한테 전화나 팩스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산림청의 안일한 조치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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