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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내일 소환…대가성 놓고 격돌

 

곽노현 내일 소환…대가성 놓고 격돌

뉴시스 | 박유영 | 입력 2011.09.04 13:47

【서울=뉴시스】박유영 기자 = 교육감 선거 뒷거래 의혹의 당사자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5일 검찰에 출두한다. 돈을 받은 쪽은 대가를 인정하지만, 준 쪽은 부인하는 상황에서 진실을 좇는 검찰의 압박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이달 초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곽 교육감의 후보자 매수 혐의를 입증할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훈 2차장검사는 앞서 "확보할 만한 인적·물적증거는 모두 갖췄다"며 "곽 교육감의 사퇴여부나 입장표명은 수사와 무관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 주변인물의 진술과 주거지 압수수색 등에서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 흘러간 2억원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보상이었음을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반면 곽 교육감은 "도덕적으로 문제될 수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며 "조사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혀 진실을 둘러싼 양측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2억 전달 목적 '선의 vs 단일화'

곽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교수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모른 척 할수만은 없어 선의로 2억원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의도와 관계없이 외부에 드러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최측근인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강모씨를 통해 올해 2~4월 여러차례 나눠 건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돈을 받은 박 교수는 "후보 단일화의 대가였다"고 해석했다. 검찰은 박 교수 형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한 곽 교육감 선거캠프 인사들과 박 교수 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자 박 교수가 10억원을 요구했지만 ▲곽 교육감이 단호히 거절해 공식 협상이 결렬됐고 ▲이후 동서지간인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 이모씨와 박 교수 측 선대본부장 양모씨가 술자리에서 만나 금품제공을 약속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나아가 박 교수 측은 요구한 10억원 가운데 곽 교육감이 7억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단일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쟁점은 곽 교육감이 두 진영 간 맺어진 대가약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알게된 시점은 언제인지, 자금 지급 시 위법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등이다. 또 2억원 안에 판공비 등 공금이나 제3자의 돈이 섞여있을 경우 문제될 수 있어 자금의 출처도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검찰 조사를 받은 곽 교육감 부인 정모씨는 "2억원 모두 개인자금으로 마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일 "자금 출처에 대해 필요한 범위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외부자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대가성' 입증 주력

검찰은 우선 곽 교육감이 시인한 2억원의 '대가관계'를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단일화 대가가 양 측 실무자 간 이면합의일 뿐 곽 교육감은 몰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곽 교육감의 각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실탄이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당초 1억원여의 자금이 건너갔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곽 교육감이 굳이 2억원을 시인하고 나선 것 역시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동시에 검찰의 입증력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소시효가 오는 10월로 얼마남지 않은 만큼 핵심적인 증거 확보는 끝났고, 수사가 이미 다지기에 들어섰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지난 2일 실시한 곽 교육감 자택의 압수수색에 대해 "증거가 있든 없든 수사 절차상 해야 할 일이라 했을 뿐"이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한편 수사 결과에 따라 곽 교육감의 혐의는 현재 알려진 내용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번에 걸쳐 돈이 건너갔더라도 이 사안은 포괄일죄에 해당돼 (시점과 상관없이)전달된 돈 모두가 범죄 혐의에 포함된다"며 "주기로 한 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만약 대가성이 인정되고 박 교수 측 주장대로 곽 교육감 측이 7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면 '전달 완료'된 2억원을 뺀 나머지 5억원 역시 유죄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실무자끼리만 합의했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공직선거법 265조는 회계책임자(곽 교육감 측 이씨)가 공선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또는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이르면 이번주 신병처리 결정

검찰은 수사가 외부에 공개된 지난달 26일 이후 일주일 사이에 사건 관련자들의 체포, 구속, 소환까지 서둘러 진행했다. 아울러 검찰이 곽 교육감에게 5일 오전 10시 소환을 통보하고 곽 교육감 역시 이에 응하겠다고 밝혀 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사건 수사팀은 5일자로 인사발령을 받았음에도 불구, 수사의 연속성을 도모하기 위해 잔류한 채 사안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성남지청장으로 발령이 난 공 차장검사도 취임식 후 바로 복귀해 조사를 이어나간다.

수사진행 흐름, 공소시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곽 교육감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는 이번주 내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곽 교육감이 대가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곽 교육감은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 월례조회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신중함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미 총체적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선의'였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sh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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