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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이야기

[서울] 서초구의 안이함과 거짓말로 지새운 일주일

[서울] 서초구의 안이함과 거짓말로 지새운 일주일

한경진 기자 kjh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산림청이 보낸 문자메시지, 부서 바뀌었다고 전달 안하고 "받은 적 없다" 거짓말까지
피해지역 주변 공영주차장선 자원봉사자에게 주차료 받기도

서울 서초구가 안일한 대응으로 사실상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산사태가 인재(人災)였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초구는 산림청이 보낸 산사태 주의 문자메시지(SMS)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한동안 이를 숨겼다. 담당 직원은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산사태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문자메시지' 진실 공방

산림청은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오후 5시 24분부터 27일 새벽 2시 30분까지 4차례 경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05년부터 운영하는 '산사태 위험지 관리 시스템(sansatai.foa.go.kr)'에 따른 것이다. 시스템에 등록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는 문자를 받으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판단, 예보를 발령해야 한다.

그러나 서초구는 지난 5년간 담당자 연락망을 갱신(更新)하지 않았다. 산림청 데이터베이스(DB)에 있던 4명의 연락처는 2005~2007년 업무 담당자 것이었다. 퇴직자, 휴직자,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타 부서 직원을 빼면 산사태 관련 업무를 맡다가 2007년 같은 공원녹지과 내 가로수관리팀으로 자리를 옮긴 배모 팀장만이 유일하게 해당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산사태 담당 동료에게 문자 내용을 전해주지 않았다.

서초구는 이미 이 같은 내용을 산사태가 일어난 다음 날인 28일 파악하고 이튿날 오전 진익철 구청장에게 보고했다. 배 팀장은 "몇 년째 여름마다 호우주의보, 경보가 내리면 산림청에서 이런 문자가 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이제 담당 업무가 아니어서 습관적으로 스팸 문자메시지와 함께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서초구는 29일 오후 "해당 부서 과장, 팀장, 담당 직원 등은 SMS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30일 오전 슬며시 산림청 DB 연락망을 새로 고쳤다. 이후 "사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자 "'현재 업무 담당자'가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 언제 '전 담당자'까지 받은 적 없다고 했느냐"며 '말장난'에 가까운 반박을 하고 있다.

◆산림청 '산사태 위험지 관리 시스템' 모의훈련에도 불참

서초구 공무원들은 "산림청 DB 업데이트를 안 한 잘못은 있지만 산림청에서 보낸 '면피성 문자메시지' 시스템이 지나치게 허술한 것도 사실"이라며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변명했다.

산사태 피해가 없었던 광진구는 "여기도 담당자에게 지난 폭우 때 9차례에 걸쳐 산림청 문자메시지가 왔지만, 따로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며 "이번에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은 지자체 자체 매뉴얼에 따라 순찰하며 움직였기 때문이지 실제 상황에서 산림청 문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연생태과는 "지난 5월 31일 산림청 지시로 실시한 산사태 위험지 관리 시스템 모의훈련에서 서초구를 포함해 서울시 총 9개 구청이 참여하지 않아 6월 15일에 재훈련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2차 모의훈련 결과를 점검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를 봤을 때 서초구는 2차 훈련에도 참석하지 않아 연락망 갱신은 물론 사용방법조차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산림청 시스템은 이미 5~6년 전부터 유명무실해 산사태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현 산사태 업무 담당자는 모의훈련뿐 아니라 지난달 11일과 13일에 서울시 자연생태과로부터 '산사태 대비' 관련 공문을 전자 문서로 받아 확인하고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에게 주차료 징수

서울 서초구가 우면산 산사태 피해 지역 주변 공영주차장에서 자원봉사자와 이재민에게 주차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서초구에 따르면 산사태 복구 작업이 시작되고 이틀째인 지난달 28일까지는 방배동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했지만 사흘째인 지난달 29일부터는 10분당 900원, 1시간당 3000원의 주차료를 받았다.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당 주차장 측은 주차관리요원들이 어떤 차량이 자원 봉사자나 이재민 차량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해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주차료를 징수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논란이 커지자 이재민과 자원 봉사자들에게는 주차료를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지난 폭우로 피해를 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흙탕물 청소에 나서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그러나 서초구는 지난 5년간 담당자 연락망을 갱신(更新)하지 않았다. 산림청 데이터베이스(DB)에 있던 4명의 연락처는 2005~2007년 업무 담당자 것이었다. 퇴직자, 휴직자,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타 부서 직원을 빼면 산사태 관련 업무를 맡다가 2007년 같은 공원녹지과 내 가로수관리팀으로 자리를 옮긴 배모 팀장만이 유일하게 해당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산사태 담당 동료에게 문자 내용을 전해주지 않았다.

서초구는 이미 이 같은 내용을 산사태가 일어난 다음 날인 28일 파악하고 이튿날 오전 진익철 구청장에게 보고했다. 배 팀장은 "몇 년째 여름마다 호우주의보, 경보가 내리면 산림청에서 이런 문자가 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이제 담당 업무가 아니어서 습관적으로 스팸 문자메시지와 함께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서초구는 29일 오후 "해당 부서 과장, 팀장, 담당 직원 등은 SMS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30일 오전 슬며시 산림청 DB 연락망을 새로 고쳤다. 이후 "사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자 "'현재 업무 담당자'가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 언제 '전 담당자'까지 받은 적 없다고 했느냐"며 '말장난'에 가까운 반박을 하고 있다.

◆산림청 '산사태 위험지 관리 시스템' 모의훈련에도 불참

서초구 공무원들은 "산림청 DB 업데이트를 안 한 잘못은 있지만 산림청에서 보낸 '면피성 문자메시지' 시스템이 지나치게 허술한 것도 사실"이라며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변명했다.

산사태 피해가 없었던 광진구는 "여기도 담당자에게 지난 폭우 때 9차례에 걸쳐 산림청 문자메시지가 왔지만, 따로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며 "이번에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은 지자체 자체 매뉴얼에 따라 순찰하며 움직였기 때문이지 실제 상황에서 산림청 문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연생태과는 "지난 5월 31일 산림청 지시로 실시한 산사태 위험지 관리 시스템 모의훈련에서 서초구를 포함해 서울시 총 9개 구청이 참여하지 않아 6월 15일에 재훈련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2차 모의훈련 결과를 점검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를 봤을 때 서초구는 2차 훈련에도 참석하지 않아 연락망 갱신은 물론 사용방법조차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산림청 시스템은 이미 5~6년 전부터 유명무실해 산사태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현 산사태 업무 담당자는 모의훈련뿐 아니라 지난달 11일과 13일에 서울시 자연생태과로부터 '산사태 대비' 관련 공문을 전자 문서로 받아 확인하고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에게 주차료 징수

서울 서초구가 우면산 산사태 피해 지역 주변 공영주차장에서 자원봉사자와 이재민에게 주차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서초구에 따르면 산사태 복구 작업이 시작되고 이틀째인 지난달 28일까지는 방배동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했지만 사흘째인 지난달 29일부터는 10분당 900원, 1시간당 3000원의 주차료를 받았다.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당 주차장 측은 주차관리요원들이 어떤 차량이 자원 봉사자나 이재민 차량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해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주차료를 징수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논란이 커지자 이재민과 자원 봉사자들에게는 주차료를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