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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울지마, 톤즈’ 그 후... “우리의 삶은 눈물입니다”

‘울지마, 톤즈’ 그 후... “우리의 삶은 눈물입니다”

매일경제 | 입력 2011.02.05 08:03 |

 
"신부님이 떠난 우리의 삶은 눈물입니다." 아프리카 오지, 수단의 한 맹인 한센인 아순다의 말이다.

4일 KBS 1TV를 통해 방영된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인 고(故) 이태석 신부는 지난 2001년부터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온몸을 던져 사랑을 실천한 수단의 슈바이처다.

그는 내전으로 신음하던 수단의 톤즈 지역에 공동체를 형성, 병원도 짓고 학교도 지었다. 톤즈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서 하루 평균 300명에 달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한편,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르쳤다.

톤즈의 아버지이자 의사, 선생님이었으며, 지휘자이면서 건축가였던 이태석 신부는 수단의 희망이자 신비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08년 가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이태석 신부는 1년여 투병 끝 지난해 1월, 많은 이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난 뒤, 톤즈 마을의 시간은 무자비하게도 멈춰버렸다. '쫄리 신부'와 함께 한 톤즈의 지난 7년은 정말, 수단 사람들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 돼 버리는 걸까. '울지마, 톤즈' 연출을 맡은 구수환 PD는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이태석 신부가 떠나신 이후 영화에 보이는 모습 외에 특별히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톤즈 마을의 암담한 현실을 전했다.

이태석 신부가 수단을 떠난 지난 2008년 가을 이후, 톤즈 마을에는 상주 의사가 없다. 웬만한 의지와 마음가짐 없이는 결코 오래 머무르기 힘든 탓이다.

구 PD는 "물론 톤즈 마을에는 일주일, 열흘 정도 있다 떠나는 게 아닌 (이태석)신부님 같은 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부님처럼 애정으로 하려면 현실적으로 엄청난 자기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에 누구도 강요할 수도 없고 스스로 선택하기에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구 PD에 따르면 다행히 이달 중 수단어린이장학회를 통해 의사가 파견될 예정이며, 추후에도 의료 봉사단 모집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밖에 이 신부가 생전 톤즈 마을에 건립한 학교 증축 공사는 비용 부족으로 한때 중단됐다가 아프리카 희망후원회의 도움으로 다시 재개됐다. 또 (주)중헌메디텍이 톤즈 병원에 기증한 1억원 상당의 의료품은 이달 중 현지에 전달될 예정이다.

구 PD는 "많은 사람들이 수단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인지하고 공감대가 형성돼 다행이다"며 이 신부가 톤즈 마을을 떠나 있던 지난 2009년에 비해 향후 나눔의 손길이 더해질 것을 기대했다.

한편 '울지마, 톤즈'는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지난 3일까지 누적관객 39만9천여 명을 기록, 4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는 '워낭소리'의 뒤를 이어 역대 다큐 영화 흥행 2위의 기록이다.

이에 대해 구 PD는 "영화의 흥행보다는 이태석 신부가 남기고 간 사랑과 헌신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했는데, 이와 같은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며 "단순히 감동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마음을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에 옮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