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獻詩〗
몽마르뜨 언덕*
류근조
아득한 그 옛날
하늘이 처음 열리고 나서
어디서 수런대며 그 많은
빛들이 모여 여기에 닿았을까
신(神)과 악마의 사이에
인간의 이름을 가장 아름답게 새겨 넣어
나와 이웃과 세계로 통하는,
경이롭고 눈부신 이 소망과 평화의 언덕에…
일찍이 그 누구 있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곳에 가 본다 해도
이만큼 비좁은 듯 넉넉하고 편안하게
자기의 뜻을 애써 내세우지 않고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천지합일(天地合一)의,
뿌리 깊은 땅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으리
그리하여. 다시
억겁의 세월 같이 이어나갈,
조국산하에 떠돌 불멸의 혼령처럼이나
유장하고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과,
즐비한 서울의 명소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누구나 여기에 오면
벅찬 희망 속에 함께 살아가는 기쁨에
마음은 항상 하늘 높이 날아올라
즐거이 노래하고 비상하는
한 마리 노고지리가 되는가.
*성당과 환락가가 혼재해 있으며 연중 내내 에술가 보헤미안 등이 모여 들어 자유로운
인간적 분위기를 연출,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파리 북부의 몽마르뜨 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 언덕.
서초구 거주 주민이자 문학박사 류근조 중앙대 명예교수님의 시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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