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한미FTA는 제2의 을사늑약,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106년 전 오늘 11월 17일은 대한제국의 주권이 강탈당한 을사늑약이 맺어진 날이다. 기병 800명, 포병 5천명, 보병 2만명이 서울시내 전역을 장악한 가운데 이토오 히로부미는 총칼을 착검하고 덕수궁의 고종을 찾아가 서명을 강요했다.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거부했으나, 결국 새벽 2시에 옥새를 빼앗기고 말았다. 백성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전국에서 주권을 되찾기 위한 의병운동이 일어났다.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릴 때 쓰는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은 이 치욕을 빗댄 '을사년스럽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106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또 다른 주권침탈의 위기 앞에 서있다. 정부와 여당은 의회 다수의 폭력으로 강행처리를 공언하며 한미FTA날치기를 압박하고 있다.
한미FTA는 명백한 불평등 주권침탈 협정이다. 지금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도 무너뜨리는 ‘독이 든 사과’이다. 약탈적 금융자본주의의 상징인 ‘월가’를 점령하자 는 전 세계적 물결 속에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바로 그 체제를 그대로 이식하게 될 시대착오적 협상이다.
실체를 알게 되면서 비준 강행처리를 반대하는 국민의 저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 노동, 농민 등 민주진보세력이 결사항전으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연대하고 있다.
이것은 애국세력과 매국세력, 주권세력과 매판세력의 결전이다. 106년 전 총칼 앞에 굴복하고 주권을 침탈당한 치욕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민주진보세력은 독재를 민주화운동으로 물리쳤던 것처럼 주권을 지키기 위해 총궐기하여 한미FTA 날치기 비준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민주당이 앞장 설 것이다. 제2의 을사늑약은 국민과 역사 앞에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
우리는 정치인이기 전에 부끄러운 아비가 되지 않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한다. 함께 해주십시오.
2011년 11월 17일
국민여러분 함께 해달라. 여러분이 계셔서 정권 핵심부가 내렸던 “10월 말 까지 처리하라”는 지시가 불발됐다. 오늘이 11월 17일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한다. 4월 총선결과에 따라 FTA 폐기나 비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을사늑약체결과 한미⋅FTA는 공통점이 있다. 106년 전의 11월 17일에는 우리의 외교주권이 일본에게 넘어갔고, 2011년 11월 17일에는 우리의 경제주권이 미국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다. 한나라당이 한미FTA 강행처리의 의지를 다지며, 한국의 경제주권을 미국에게 내주자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다. 그러나 막을 수 있다. 국민 여러분이 함께해줘야 한다. 제 1야당 민주당은 그 최전선에 서겠다. 절대다수의 의원들이 민주당의 기존 당론인 “독만두인 ISD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ISD 조항을 선(先)폐기하고, 재협상후 상정하라는 것이 민주당의 결집된 의견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방문 이후 사정이 변경된 것은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없다.
내일모레 11월 19일(토)이 중요하다. 뉴욕을 포함해서 전 세계가 ‘한미FTA의 날’을 갖는다. 그리고 22일 전 세계에서 한미FTA 반대시위가 열린다. 왜 세계인이 한미FTA에 관심을 갖고 반대하는가?
그 핵심은, 미국이 이미 철지나고 고장난 탐욕의 금융자본주의, 실패한 월가식 자본주의를 한미FTA를 통해 세계경제규모 10위에 이르는 한국에 이식하려고 하는 불순한 의도에 대해 저항하기 때문에 그렇다. 국민들이 함께해줘야 한다.
19일에 국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FTA 반대에 나서게 되면, 이 정권은 겁먹어서 못한다. 그동안 모르지 않았나? ISD가 얼마나 나쁜 것 인지. 도대체 역진방지조항이 무엇인지 처음 듣지 않았나? 네가티브 리스트가 무엇인지, 간접수용이 무엇인지 묻고 있지 않나? 이거 우리 법률교과서나 참고서에도 안 나오는 말인데, 이것을 왜 우리에게 강제로 먹이려고 하는가?
비록 소수의견이지만, 미국에서조차 한미FTA 이행법과 관련해 USTR의 자문위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사법체계가 잘 발전된 나라이기 때문에 ISD를 할 필요가 없다.”
한편, 호주는 호주의 국민들과 교회⋅국민들⋅노조⋅시민사회와 특히 법조인들이 여야와 함께 떨쳐 일어나 “절대로 ISD는 못 받는다”고 했더니 미국이 할 수 없이 양보하고 빼줬다. 호주는 빼주지 않았나.
국민여러분, 우리가 ISD를 받아들이면 경제속국이 된다. 최소한 이것을 빼내는 재협상을 완료한 이후에 비준상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한국의 주권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간곡히 호소한다. ISD를 빼고 와라. 내일 발리에서 오바마 대통령 만나서, 우리도 호주만큼 대접받을 만한 주권과 독립존엄을 가진 나라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ISD 폐기 약속을 받아오기를 바란다.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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