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재능이 필요하다
표연말(表沿沫-1446~1498-조선조 연산군 때 문신)이 홍문
관 겸 예문관 제학에 있을 때, 연산군이 놀기에만 빠져 한강
에서 배를 타고 용산까지 왕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여겨서
이를 극구 말려 왔었다. 한 번은 표연말이 뱃머리를 잡고
간곡히 말리자, 연산군은 화를 내며, 사공을 시켜 그를 물
속에 떠밀어 빠뜨려 버렸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던 연산군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사공으로 하여금 그를 건져 내게 한 후, 엉뚱하게 물었다.
"네 이놈! 무엇 하러 물속에 들어 갔다 왔느냐?"
"예. 초(楚)나라 회왕(懷王)의 신하 굴원(屈原)을 만나러
갔다 왔습니다." 굴원은 초나라 회왕에게 옳은 말을 하다
왕이 듣지 않자, 멱라수에 투신해 자결한 충신이자 유명한
시인의 이름이었다. 연산군은 자기를 못난 초왕에 빗댄 데
또 화가 났다. "이놈! 네가 굴원을 만난 것이 사실이렸다."
"예, 만났습니다. 신은 굴원으로부터 시 한 수까지 얻어 왔
나이다." "무슨 시냐? 읊어 보아라." 나는 어리석은 임금을
만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에 빠져 죽었지만 너는 어진
임금을 만났는데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이 말에 연산군의 노기 어린 마음이 풀어졌다고 한다.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에 알맞게 일을 즉각 처리하는
재능이 필요한데, 이러한 재능은 사람의 정신과 육체속
에 무한정 숨어 있다고 한다. 다만 그것을 개발하기에 따
라서 차이가 날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선천적이라고
할수 있을 만큼 뛰어난 사람도 있다.
'인간은 자연 가운데에서도 가장 연약한 한줄기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라고
'파스칼'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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