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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의회

5.18로 동생 잃은 누나... 3선 구의원이 되다/김안숙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주민과 어울려 만드는 지역공동체 사업하고 싶다"

5.18로 동생 잃은 누나... 3선 구의원이 되다

[인터뷰] 김안숙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주민과 어울려 만드는 지역공동체 사업하고 싶다"

18.08.09 10:44l최종 업데이트 18.08.09 10:44l 황상윤(hsy1025)

김안숙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 김안숙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 황상윤

세 번의 지방선거를 경험한 김안숙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번 6·13지방선거를 한마디로 '격세지감'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을 대하는 유권자들의 태도가 달라진 것 등을 이르는 말이다.

김안숙 위원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당시 고등학생 1학년이었던 남동생을 잃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1997년에 스스로 민주당을 찾아가 당원이 됐다.

이번 지방선거가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였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어느 때보다 힘든 선거였다고 한다. 선거를 앞두고 아들의 백혈병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예정됐던 출판기념회를 연기하고 아들의 골수이식수술과 병간호, 선거운동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일을 겪으며 주민들로부터 격려와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다"라면서 "좋은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밝혔다.

"선거 결과가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라는 김 위원장은 "변화가 왔다면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구의원의 도리다, 주민과 함께 어울려 만드는 지역공동체 사업을 꼭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안숙 서초구 행정복지위원장과의 서면·전화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제8대 서초구의회에서 행정복지위원장에 선출됐다. 먼저 주민께 한 마디 한다면?
"혁신정당 불모지인 서초구에서 3선에 최다 득표로 당선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신 모든 서초구민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행정복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구민의 기대에 맞는 생활정치를 펴기 위해 주민과 많은 대화를 할 것이며 고충을 대변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 그동안 치른 두 번의 지방선거와 이번 6·13선거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2010년 출마할 때는 명함을 줘도 주민들이 받지도 않았습니다. 민주당 말도 잘 못 꺼낼 정도로 선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민들이 먼저 찾아와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등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에서 유일하게 서초구청장만 자유한국당이 당선되었지만, 서울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비례포함 5명이 당선됐습니다. 또 과거 구의원 '나'번은 모두 자유한국당 계열에서 독식했었는데 이번에 서초구 나선거구에서 '가'번과 '나'번이 모두 당선되는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온전히 우리 힘으로 얻은 결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민주당이 서초에서 했던 활동들에 대해 구민들이 좋게 평가해준 것 같아 기쁘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 민주당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저는 남동생을 잃었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제 동생은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를 다쳐 사망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이 된 후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늘 있었습니다. 이후 세상을 바꾸는 일에 뭐든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하늘에 있는 동생에게 떳떳한 누나의 모습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997년 스스로 서초구 민주당지역위원회를 찾아가 입당했고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서초구의회에서 민주당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3선 의원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서초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1명으로 구민들이 황금분할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입니다. 7대 의회까지 지나면서 서초구의회의 원구성은 자유한국당이 독식했었습니다. 단 한 번도 민주당이 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도 해본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8대 의회에서는 30년 만에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3자리 중 2자리를 맡게 됐습니다. 제가 속한 행정복지위원회는 서초구 전체 예산 중 약 40%를 편성, 심의하는 자리입니다. 서초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이는 예산이다 보니 안건 하나하나 허투루 다룰 수 없습니다. 위원장으로서 서초구의 복지 향상을 위해 구석구석 챙기고 주민의 안전과 한 푼의 예산 낭비도 없도록 야무지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예전에 소수당이라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아무리 좋은 조례를 만들어도 통과가 안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나 '결식아동 지원 조례' 같은 경우 정치적 이슈가 아닌데도 통과가 되지 않았습니다. 서초구 하면 잘사는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600여 명의 결식아동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8대 의회에서는 이 문제를 꼭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재단 설립 조례를 만들어서 약 40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년 고등학생과 대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또 청각장애인 지원조례를 만들어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의정활동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관한 것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제 아들이 백혈병 환자입니다. 그동안 잘 알리지 않았는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아들이 갑자기 골수이식 수술을 했고 그래서 예정됐던 출판기념회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아이가 아프다 보니 자연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에 더 관심을 두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약 15년 동안 소아암 봉사활동을 했고 백혈병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에 대해 가슴으로 이해하게 됐고 그러한 것이 의정활동에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 그중에서 이것만은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선거 때 약속한 환경, 안전, 재건축에 대한 공약은 모두 지킬 것입니다. 특히 주민과 어울려 함께하는 지역공동체사업은 꼭 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 조화로운 의회 운영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제8대 서초구의회에는 다선의원은 많지 않지만 유능한 초선의원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제 경험이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여야를 떠나 주민을 위한 의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싶습니다."

- 끝으로 서초구민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초구에서 민주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잘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닌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뀐 세상만큼 바뀐 서초구의회 모습 보여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당파를 떠나 주민을 위해 함께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초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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