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된 세월
청산/김안숙(서초구의원)
옆눈질 한 번 주지 않고
사시사철 징검다리 건너가던 세월
봄날 꽃향기가 그리움을 풍겨와도
여름날 푸른 이파리 뜨겁게 아우성치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벙어리 가슴이었다.
밤낮을 쉴새 없이
해와 달을 바꿔가며 달려간 세월
가을날 단풍잎 물들인
바람결 속삭임도 따돌리고
겨울날 하얀 눈사람 영혼의 고백
비를 맞고 눈에 젖어도
찬바람 손에 얼어붙게 눈 감았다.
두 눈으로 본 인연 인연마다
두 귀로 들은 사연사연 절절해도
산 넘어가는 구름 한 조각 흔적 없이
생시에도 갔고 꿈에도 갔던 숨쉬는 그림자
어느 날 꽃이 된 세월
긴 마음 내려놓고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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