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편지●
청산/김안숙(서초구의원)
새벽 닭이 울면 설날이다.긴 밤 어둠이 깨어나기 전에 문풍지 바람이 먼저 나를 흔든다.홍시의 붉은 순정을 날개에 품은 까치 한 마리 내 동무 영희처럼 노래한다. 벙어리 세월도 쉬어 가는 날 손꼽아 기다리는 만민의 인연 먼 옛날부터 세상의 이야기 들려주는 바람보다 더 많은 인생 발걸음이 멈추는 자리 꽃 중에 꽃 설날의 때때옷 속에서 피어난다. 햇살처럼 떠오르는 사람들의 사랑 아침 보다 더 맑은 소망의 거울 빛으로 설레는 가슴 마다 날개가 된 내 동생 색동저고리 우리 누나 노랑저고리 골목길에는 일곱 색깔 무지개로 피어올랐다. 사계절 들꽃처럼 피어나서 내 영혼 밤하늘 달하나 걸머지고 일 년 중 여행을 저 세월의 물길 따라 흰 구름 가는 길 돛대 달고 님이라 부르며 나비처럼 꽃을 찾아 가는 향기로운 편지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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