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13년 10월 첫째주 한국이 살짝 들떴다. 전국 각지에 '가나다라' 한글 서체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고 사람들은 훈민정음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싱글벙글 웃음을 지었다. 공무원들은 달력을 보며 '새 빨간 날을 모르고 민원인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2013년은 한글날(10월9일)이 만 22년 만에 법정 공휴일 지위를 되찾은 때다. 학교·직장 가기 바빠 우리 글의 고마움을 되새길 여유가 없었던 답답함이 풀렸다.
한글날은 1926년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가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대략의 기록을 참고해 음력 9월29일을 한글 제정 기념일로 정한 것이 시초다. 최초 명칭은 지금으로서는 생소한 '가갸날'이었는데 당시 한글 수업에서 처음 가르치는 글자가 '가갸거겨'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었다. 1940년 훈민정음 판본이 발견돼 실제 훈민정음 반포일이 음력 9월10일(양력 10월9일)이었다는 기록이 확인됐고 광복 후인 1946년 지금의 한글날이 제정됐다
한글날은 1970년 법정 공휴일이 됐지만 '쉬는 날이 많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재계 주장에 밀려 1991년 국군의 날(10월1일)과 함께 공휴일 지위를 잃었다. 한글 단체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달력의 10월9일을 다시 빨갛게 칠해야 한다는 청원이 꾸준하게 나왔다. 공휴일 제외로 대중이 한글날이 몇 월 며칠인지조차 까맣게 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2012년 11월1일 국회 본회의는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같은 해 12월24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했다. 2013년 공휴일로 돌아온 한글날을 며칠 앞두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글 쓰기 대회와 자모 조형물 세우기 등 한글 큰 잔치가 열렸다. 이 행사의 주제는 '한글아 놀자'였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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