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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incerest condolences. <EM>(Hong, Gil-dong, Sunfull, Seoul, Korea)</EM>sandyhook.sun-full.org
조의를 표하고자 하는 분들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달을 위해 영어로 작성해 주시고, 아래의 영문 예문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어머니의 세상 (시/김안숙)
세상에 나서 맨 먼저 인연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오십 년 동안
숱한 낮과 밤을 헤아리며
어머니를 불렸지만
어머니 이름은 달아지지도 않은
나 어린 시절
입술에 그대로 놀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는
고향집에 마음까지 남아 있는데
임자 없는 세월 길에
달빛 품은 먹구름 줄기 따라
긴 흰머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꽃가마 타고 시집오던
친정 길에 꽃 빛 새 각시 자태
조금만 내려놓고 오시지
누굴 위해 그 청춘에
세월을 혼자 다 뒤집어 쓴
무거운 삶을 살아오셨습니까?
자식을 나아 기른 여자의 일생
어머니의 길이었나요?
사람들은 모두 어디 가고
어머니 혼자 어둠 같은 세월 길을
어찌 그리
먼 길을 걸어야 했던가요?
바람이 지나면
또 바람이 불어오듯이
어머니 효심이 마음에서 맴돌다
입술로 나온다 싶으면
어느새 바람 따라
세상 속으로 가버립니다.
새롭게 맺지 못할 어머니의 인연
새롭게 짓지 못할 어머니의 이름
날이 새도 밤이 와도
잠에서 깨어난 새로운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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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자리
시/김안숙
꿈의 향기를 마음속에
풍선처럼 가득 불었던 여고시절
오월의 장미도 부끄러워
이파리에 얼굴을 숨겼다.
까치소리 입맞추어 노래 부르고
우물가 두레박소리 리듬치며
하얀 순정을 다지던 그 날 이었다.
철 따라 갈아 입은 산은
그대로 유구한데
사람의 추억은 무정 길에 앉아
내 깊은 심연속에서
술래만 자꾸자꾸 돌아 가고 있구나.
그 옛날 같이 놀던 세월아
내 친구 혜숙이는 어디다 두었느냐?
검은 빛 단발머리
달아지도록 빗질하던 친구는
꿈속에서 길을 잃었는지
달이 떠도 볼 수가 없단다.
찐빵 속 달콤한 팥 맛 같았던
친구들의 소근소근한 그리움이
행여 겨울 찬바람에 싣어 올까
귀 틈새 까지 다 열어봐도
그리운 풍금소리는 울리지 않고
긴 세상 길에서 먼 세상길에서
큰 세월길 같이가자
사계절 손잡은 인연
민주 동지가 나를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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