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보고서 살펴보니…<세계일보>
- 입력 2011.08.16 (화)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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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개발로 ‘40도 급경사’… 물줄기도 바뀌어 참사 불러201108150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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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붕괴 복구지역의 산사태 재발 경향, 재해위험지역 붕괴 발생, 사방댐·콘크리트구조물 설치, 나무 솎아 베기, 등산로 관리 미흡….산림청 산하 특수법인 사방협회가 지난해 12월 산림청에 제출한 ‘2010 도심지역 산사태 실태 조사·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27일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우면산은 지난해 9월 산사태가 일어난 곳이다. 따라서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경각심을 갖고 사방댐이나 구조물을 설치하고 물길을 정비했더라면 ‘참사’가 없었거나 피해를 최소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산림청은 우면산을 포함한 서울 도심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지역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만들도록 사방협회에 용역을 줬다.
우면산처럼 서울 도심지역에서 언제든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데다 인구가 밀집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산간지역보다 더 커서 예방대책 마련과 추진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산림 1만3200ha가운데 120ha(0.9%)가 산사태 발생 위험 1등급이며, 2등급으로 지정된 산림면적도 5488ha(41.6%)에 이른다. 서울 도심 산림 5608ha(42.5%)는 산사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산사태 예방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발생한 서울지역의 산사태 원인은 물론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이 같은 ‘산사태 해법’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다가 지난달 폭우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서울 도심 산사태 원인
지난해 9월21일 추석 직전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우면산 방배3동 쪽으로 군부대에서 남부순환로까지 산사태가 일어났다. 토사의 양이나 유형은 지난달 산사태와 비슷했으나 주택가를 덮치지 않아 차량 1대가 매몰됐다. 한 아파트는 우면산에서 토사와 물이 들이쳐 소방대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지난해 발생한 서울지역 산사태의 1차 원인은 8월의 지속적인 강우로 지반이 연약해 상태에서 9월에 내린 집중호우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파트 건축 등 주택 개발을 위해 산지 비탈면을 과도하게 절취해 40도에 달하는 급경사지를 형성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재라는 이야기다. 현재 우면산은 산 중턱을 깎아 도로를 내거나 집을 지은 전형적인 절개지여서 집중호우가 내리면 산사태는 피할 수 없다.
특히 기존에 태풍 등으로 산지가 붕괴돼 복구작업을 한 지역에서 산사태가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재해위험지역에서 산사태 및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위험 1등급 지역인 데다 작년에 산사태가 난 우면산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산림 계곡부의 자연발생 수로가 변경돼 계곡이 붕괴하면서 토석류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 산지 경사가 급한 지역의 등산로 관리가 미흡해 집중호우로 등산로 붕괴돼 산사태로 발전한 경우도 조사됐다. 이 때문에 산사태는 지형이 단순하고 물이 흐르는 길인 유로가 좁고 경사 길이가 긴 하강 사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그 다음이 경사 길이가 짧으나 경사가 급한 사면, 경사 길이가 길고 변곡점이 있는 사면으로 분석됐다.
우면산은 서울시와 서초구가 주민편의시설이라며 생태공원과 등산로를 많이 개발해 물 흐름이 바뀐 상태여서 이 보고서의 분석과 일치한다.
보고서는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의 지표는 자갈과 섞인 토질 및 사질토로 구성되어 있는 사면이 65.5%를 차지하며, 균열이 발달하는 사면이 26.1%로 집중호우에 의한 재해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면산의 산사태 및 토석류 발생 지역은 편마암으로 분포되어 있다. 편마암은 화강암과 달리 풍화가 심하고 입자가 작은 미립질 흙으로 구성된 땅이라 물을 잘 머금어 산사태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조사대상 사면은 전체적으로 건조했지만 비가 오면 물이 솟아나는 사면이 87%나 돼 강우시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7일 집중폭우가 할퀴고 지나가면서 산사태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 기슭이 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도심지역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산사태와 토석류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계곡부에 조성된 자연발생 수로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오래된 아까시나무 등을 제거해 사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특히 사방댐을 설치해 토사 및 유목류에 의한 배수로 막힘 현상을 방지하고, 유로를 더 설치해 우수를 분산하여 유수 집중으로 인한 재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면산은 지난해 사고가 난 곳에만 급히 흐르는 물을 가둬 모래나 흙 따위를 가라앉히려고 만든 못인 침사지(沈沙池) 설치, 암석 스크린 공사, 친환경 사방구조물 공사 등을 했다. 나머지는 위험지역에서는 사방댐이나 배수로 설치와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피해 산림이 도시공원이라 등산로로 활용되고 있어 복구과정에서 사면 안정과 경관 조성사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지개발시 산지재해예방시설의 설치 여부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산지재해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산지재해가 우려되거나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 및 관리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산사태 피해지역 주민들은 “산림청이 작성한 보고서에 의한 산사태 예방대책만이라도 신속하게 시행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늑장행정으로 주민들만 피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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